비가 내렸다. 비를 맞으면서 나무를 베는데 기분이 좋았다. 자연에 빠져버린 느낌. 낚시도, 그냥 돌아다니는 것도 좋았다. 그리고 가지 알아챈 사실이 있는데, 비가 내리는 날엔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였다. 하늘에서 물을 주니까. 

 

 

시간이 남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여전히 새로운 마을 사람들을 만나 인사를 나누었다. 윌리에게서 받은 낚싯대로 낚시를 해보기도 했다. 동네, 확실히 물고기도 많다. 윌리가 판매를 도와준다고도 했으니, 시간이 때면 물고기를 낚아야겠다. 

 

마을 북쪽으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올랐는데, 광산처럼 보이는 입구가 있었다. 다만, 산사태로 인해 길이 막혀 있었는지, 광부가 그걸 치우느라 고생인 듯했다. 광산은 무서운데, 할아버지가 남기고 가신 물건 중에는 채광용 곡괭이도 있는 아닌가. 광산은 어떤 곳인지, 마을 주민들에게 물어봐야겠다. 

 

 

광산 근처에서 텐트를 발견했다. 캠핑처럼 보이진 않았다. 봐도 살림살이를 전부 옮겨다 놓은 듯했으니까. 이런 마을에도 노숙자가 있는 걸까. 가까이 다가가는데 사내가 불쑥 튀어나왔다. 자신을 라이너스라고 소개한 그는 돈이 없어서 노숙을 하고 있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야생의 삶을 좋아한다고. 내가 여태껏 살아왔던 삶과는 정반대 끝에서 살고 있는 것이었다. 라이너스는. 

 

 

비는 온종일 내리고 있었다. 아까 잠깐 마주쳤던 페니의 말이 묘하게 계속 떠올랐다. 비가 내리면 트레일러의 천장에서 계속 소리가 나는데, 소리를 듣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경험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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