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돌이와 할머니, 노상강도, 성직자까지 명의 인간, 그리고 명의 악마가 도박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네요. 떠돌이는 가진 돈을 전부 날려 먹고, 노상강도에게 빌리기에 이릅니다. 감자 바구니를 주기로 약속하고 말이죠. 성직자 역시 돈이 모자라 보입니다. 이번에는 악마가 성직자에게 목숨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겠다고 합니다. 성직자는 말에 영혼을 팔고 마네요. 결국, 판은 악마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악마는 성직자의 영혼까지 얻을 생각에 신이 났는지, 맥주를 한껏 들이켭니다. 

 

 

그리고 다음 , 떠돌이가 텐트에서 눈을 뜹니다. 이곳을 떠날 시간인 거죠. 이곳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방법은 떠돌이가 돈을 빌렸던, 노상강도가 있는 길을 지나는 것입니다. 그는 총을 들고 길을 막아서고 있어요. 노상강도의 본분을 다하고 있는 거겠죠. 노상강도는 떠돌이에게 전날 했던 약속을 일깨워줍니다. 이곳을 지나가려면, 감자 바구니를 쪄서 가지고 오라고 말입니다. 개털이 됐는데 감자는 어디에서 구하나요. 생각해보니 텐트에서 발견한 지도에는 나루터가 하나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그곳으로 가볼까요. 배를 타고 빠져나간다면, 노상강도는 피할 있을 테니까요.

 

 

나루터에 가자, 뱃사공이 졸고 있습니다. 그를 깨운 뒤에 배를 타고 떠나자는데, 뱃사공은 자기가 때마다 깨워주어야 새가 없어서 가지 못하겠다며 버팁니다. 이게 무슨 소립니까, 대체... 말을 제대로 들어 주는 하나 없는 세상이네요. 어쩔 없죠. 새를 구해야 이곳을 빠져나갈 있습니다. 감자를 찾아서 쪄야 상황에 부닥치게 되었습니다. 

 

2019 출시해 인디 게임으로는 많은 게이머의 사랑을 받고 있는 '필그림스(Pilgrims)' 이렇게 시작합니다. 살벌한 스토리라인과는 달리, 동화책에서나 법한 그림체, 대사 한마디 없이 그림으로 모든 상황을 설명하는(그래도 무슨 말을 하는지는 것만 같아요) 게임은 정말이지 특이하고, 독특한 어드벤처 게임이에요. 

 

 

주인공은 곳곳에 있는 여러 인물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해 이곳을 빠져나가야 합니다. 여기저기서 얻게 되는 갖가지 아이템을 활용해 다양한 상황을 만들어나갈 있다는 재미있는 부분이에요. 어떤 아이템을 누구에게 썼느냐에 따라 스토리가 달라지고, 퍼즐의 방향성도 달라집니다.

 

 

유저의 선택에 따라 곳곳에서 수백 개의 애니메이션과 45가지의 결과가 만들어집니다. 정해진 답안은 없습니다. 내키는 대로 플레이하세요. 등장인물을 죽일 것인지, 살릴 것인지를 고민해보세요. 악당을 어떻게 괴롭힐 것인지도 선택할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입니다. 독창적인 결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더욱더 재미있는 결과를 만나게 겁니다. 그게 '필그림스(Pilgrims)' 진짜 매력이에요.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습니다. 짧다고 아쉬워하지는 마세요. 엔딩을 봤다고 해도, 다시 시작해서 다른 상황을 찾아볼 있으니까요. 상황을 만드는 것은 전적으로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때로는 착하게, 때로는 악하게 플레이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구석구석 숨어 있는 소소한 재미를 느끼실 있을 겁니다. 

 

 

# 필그림스(Pilgrims)

- 개발사: Amanita Design

- 장르: 어드벤처

- 연령 등급: 12+

- 가격: 애플 아케이드 ( 6,900 구독형) / 스팀 5,500

 

* 파트너스 활동을 통해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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